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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본의 민낯
열등감과 질투심, 무사안일주의로 얼룩진 일본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유머러스하지만 직설적인 화법으로 많은 대중으로부터 사랑받으며 텔레비전, 잡지, 신문 등에서 활약해온 생물학자 이케다 기요히코가 현대 일본인의 습성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제로 리스크’를 추구하며 절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대다수의 행동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구조적으로 설명한다. 먼저 현재의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하면서 민주주의를 강제로 이식받았을 뿐, 한국이나 타이완과는 달리 자력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따라서 국민은 그저 체제에 따르느라 문제가 생겨도 정권을 바꾸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저자는 국민을 이렇게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이 바로 교육이라고 비판한다. 정부가 교육 제도를 통제하며 평준화 교육을 강요하고 있으나 지금의 교육 제도는 고도성장기라면 유용했을지 모르나 다양성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는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그런 구시대적이고 획일적인 시스템에 길들어지면서 그 안에서 이득이나 취하며,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려는 사람들만 많아졌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다수의 의견을 따르면 굳이 자신이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므로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면 책임을 지는 일도 회피할 수 있다. 이렇게 일본인은 점점 생각 없이 가축화가 되어 권력층이 원하는 대로 따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모습을 비판하면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호소한다.
경제 대국 일본이 후진국이 될 위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많은 면에서 일본과 닮은 우리가 배워야 하는 점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아무리 체제에 순응하더라도 사회적인 불만은 쌓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적해도 어려울 듯한 일에는 침묵하고, 대신 연예인의 스캔들이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 등 도덕적으로 비난하면 바로 대중의 동조를 얻을 수 있는 일에만 비난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것은 언뜻 보면 정의롭고 옳은 일처럼 보이므로 상대는 반론하지 못하는 것이 마땅하기에 마음껏 비난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현대 사회는 SNS를 통해 짧은 글로 의견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근거가 빈약한 단정적이나 감성적인 내용만 가득이다. 이런 식으로 많은 ‘좋아요’를 받으며 인정 욕구를 채우려는 클레이머가 많다. 그러나 남을 비난하고 ‘좋아요’를 받아봐야 금전적 이득을 얻는 등 실제 생산성은 전혀 없으므로 이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를 다시 남을 비난하는 데 풀게 된다. 그리고 정부나 대기업은 비난을 받으면 일단 사죄부터 하여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클레이머는 자신의 정당한 비판 덕분에 사과를 받아냈다며 우월감을 느끼고 만족하므로, 정작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 결과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해지고 말았다. 저자는 일본인이 ‘가축화’되었다고 강하게 표현하며, 체제에 순응하도록 사육을 당하느라 문제가 생기면 클레임만 걸 뿐, 위기를 직접 해결하는 능력은 떨어진다며 앞으로의 미래에 걱정을 드러낸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 이어 AI의 발달로 미래 사회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지금, 개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립이라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고 정보를 모아 취사선택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중요하다. 저자는 국민들이 직접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를 높게 평가하지만, 획일적인 교육이나 SNS의 발달로 인한 폐해 등 한국 역시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일본 사회를 냉정하게 바라본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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